[2016/06/28] Day 26, 사리아로 점프하다!
까미노 초반에 기세 좋게 무리해서 걸었다싶더니, 결국 발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문제는 동행하게 된 멤버들마다 탈이 난 시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짧게나마 끈끈한 우정을 다졌던 B씨, L씨, P씨, J씨, Y씨, 그리고 나까지, 우리 여섯 명은 발 상태따라, 일정따라 뿔뿔이 흩어졌다. 물론, 나는 현재 P씨와 함께 걷고 있지만. P씨와 나 둘이 걸은 이후, 나의 발 상태가 점점 안 좋아져갔고, P씨또한 식중독이 의외의 복병으로 작용하여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게 되었다. 어느 도시에는 하루 더 머물기도 하고, 버스나 히치하이킹으로 점프하기도 하여, 현재 우리는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 200km 남짓하게 남겨두고 있고 마드리드로 돌아가는 날(7월 4일)까지는 5일이 남았다. 하루에 약 40km를 걷지 않..
[2016/06/25] Day 23, 산 꼭대기 마을 폰세바돈에서 휴식을!
밤새 끙끙 앓는 P씨가 깨지 않도록 진동으로 알람을 맞춰 둔 터라, 나만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피로가 얼마나 쌓였는지는 관심없다. 눈을 뜨자 마자 P씨의 몸에 손을 대어보니 그야말로 불덩이다. '걷는 건 도저히 어렵겠다.' 우리는 결국 이곳, 폰세바돈에서 하루 더 머물기로 결정하였다. 1층에 위치한 리셉션으로 내려가 하루치 숙박 비용을 추가로 내고는 '친구가 아프다. 열 나고, 토하고, 배탈도 났다.'를 설명하기 위해, 손짓, 발짓 다 해가며 도움을 청해본다. 그랬더니 인상 좋고 마음씨는 더 좋은, 오빠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나잇대의 주인 아저씨가 체온계와 카모마일차(4유로)를 준다. 그리고, P씨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기에 이온음료인 Aquarious를 사서 알베르게로 올라갔다. '제발, 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