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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3] Day 1,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로! 오늘의 까미노 : 생장(Saint-Jean-Pied-de-Port) ~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25.6km) 5시쯤 일어나 Y씨는 먼저 씻고, 나는 배낭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제 씻고 잔 터라 간단히 세수, 양치만 하고 나설 생각이었다. 아침 식사로 토스트, 요거트, 바나나를 먹고 길을 나섰다. 일단 순례길 루트를 찾기가 어려웠다. 어디로 가야할지 30분 가까이 헤매다가 구글맵을 믿어보기로 하고,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힘차게 움직였다. 초반에는 순례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다가 갈수록 많아졌다. 무릎 잡고 걷는 여자, 이어폰을 꽂고 인사도 없이 묵묵히 걷는 남자, 스틱 없이도 참 씩씩하게 걷는 여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이 모든게 너무 좋았다. 어떻게 이 곳에는 인종..
[2016/05/20] 포르토와 근교 도시 기마랑이스 오늘의 계획은 이러하다. -클레리구스 탑 -상 벤투역~기마랑이스(10:20~11:33) -기마랑이스~상 벤투역(15:48~17:05) -저녁식사, 야경 (동행) 오전 9시반 경 숙소에서 나와 포르토의 전망을 볼 수 있다는 클레리구스 탑이 있는 곳으로 갔다. 숙소 Yes! Porto hostel 에서 너무나 가까워서 3분만에 도착했다. 입장료(3유로)를 지불하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좁은 계단을 열심히 올랐다. 일찍 가서인지 사람이 없었다. 탑의 한쪽에 양팔을 걸치고 여유롭게 전망을 둘러보았다. 아, 행복하다, 행복하다. 순간, 어제 브라가로 가는 기차 티켓을 사는 것조차 순탄치 않아, 겨우겨우 기차를 탔던 기억이 떠올라 급하게 기차역으로 향했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기차를 완전 아슬아슬하게 탔다. ..
[2016/06/02] 순례 D-1, 생장으로 이동하다 4시 40분 경 알람 소리에 깨어 눈꼽도 떼지 않은 채, 숙소 로비로 나오니 순례예정자 두 분이 준비하고 계셨다. 한 분은 순례길 중, 프랑스길 유경험자로, 이번엔 다른 길을 걸으신다고 했다. 다른 한 분은, 오! 어제 밤에 체크인 한, 나보다 세 살 어린 프랑스길 순례 예정자(Y씨)란다. 우리는 망설임없이 동행이 되었다. Y씨에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더니, 거긴 어디냐며, 본인은 거긴 가본 적도 없다고 하였다. 알고 보니,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여행을 하다 온 거란다. 어제 숙소에 묵으신 아주머니 순례객께서 '부다페스트'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들으신 거다. 내심, '남자분과 내가 체력이 맞을까?' '생장까지만 함께 이동하고, 순례길을 걸을 때는 각자의 속도에 맞게 걷게 되겠지..
[2015/06/01] 순례 D-2, 마드리드 순례자 숙소에 묵다 마드리드에 있는 순례자 숙소(마덕리 알베르게)에 도착했을 때, 숙소에 여성 한 분만 계셨고, 이 분께 여쭤보니 다들 이미 순례길을 다녀오셨다고 했다. 내심 순례 예정인 사람들이 몇 있어서 같이 생장으로 이동하고, 더 나아가 동행하길 기대했는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 숙소에서는 특이하게도 1~1.5유로에 라면을 판매한다. 그리고 밥과 김치는 무료 제공! 나는 며칠 전,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무려 15유로를 주고서 김치찌개를 사먹었기에 한국음식이 그렇게 간절하진 않았다. 그러나 순례를 다녀오신 분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적어도 몇 주동안은 한국음식을 못 먹을테니 먹으라고 하시는 거다. 정 그렇다면...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하하 내일은 생장으로 간다. 아주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샤워를 하고, 짐을..
[2016/05/19] 포르토와 근교 도시 브라가 어제 묵었던 Yes! Porto 숙소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혼성 도미토리 4인실이라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모두 여성들이었다. 그런데 한 여성분이 일찍 나갈 것도 아니면서 새벽부터 부스럭대고, 소음을 내는 바람에 일찍 깼다. 게다가 담배 냄새까지... 여행하다보면 정말 뻔뻔하리만큼 민페인 사람들이 있다. 서로에 대한 예의, 눈치, 배려가 몸에 밴 한국인으로선 절대 이해 불가. 숙소 자체는 상 벤투역에서 가깝고, 시내 관광지와의 거리도 좋다. 시설은 관광객에게 최적화되었달까, 편리하고 리셉션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유머스럽다. 다만 숙소로 올라가는 길이 오르막이고 조금 외져서, 무거운 짐을 가졌거나 밤 늦게 이동하는 사람들에겐 고역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여성 도미토리니까, 조금 더 기대를 해 ..
[2016/05/18] 마드리드에서 포르토로! 순례를 당장 앞두고 있지는 않지만, 순례객들로부터 정보도 얻고, 경험담도 들을 겸 마드리드 내 순례자 숙소에서 묵었다. 지금까지 큰 탈없이 무난하긴 한데, 거의 말을 하지 않은 채로 이틀을 보내니 쓸쓸한 기분이 든다. 그럴 필요 없는데... 좀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즐기고 싶다. 다음 날, 포르투갈-포르토로 이동하기 위해 Metro를 타고 공항으로 가려고 나왔다. Metro의 첫차가 6시라고 생각하고 5시 40분쯤 나왔는데 메트로 게이트가 닫혀있었다. 5분쯤 기다리니 게이트가 열리고, 30분쯤 기다리니 6:15에 첫차가 왔다. 포르토로 가는 저가항공을 탈 수 있는 T1역에 도착했는데 3유로를 더 내고서야 통과할 수 있었다. 드디어 첫 여행 도시, 포르토에 도착! 출국장을 나오자 마자 vodafone에서..
[2016/05/17] 드디어 떠난다, 인천에서 마드리드로! 5월 17일 새벽 비행기라 전날 밤에 공항으로 가야 했다. 이제까지 한 모든 여행에서 캐리어를 가져가지 않은 적이 없었기에 늘 공항버스를 이용했는데, 이번 여행은 뒤에 예정된 순례길 때문에 50L 배낭 하나가 전부라,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사실, 여행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1. 여권 분실 원래는 5월 10일 출국이었으나 3일 전에 여권을 분실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눈물을 삼키며 비행기를 취소했다. 게다가 국적기, 직항이었는데... 여권을 재발급 받은 뒤, 일주일 늦은 5월 17일, 카타르 항공으로 다시 예약했다. 수수료 포함 20만원을 손해보고, 직항이 아닌 경유 비행기로...하아 2. 배낭 일주일 전부터 부산스럽게 배낭을 싸두고는 출발 당일, 배낭을 메는데 너무 불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