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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포르투갈

[2016/05/20] 포르토와 근교 도시 기마랑이스

 오늘의 계획은 이러하다.
-클레리구스 탑
-상 벤투역~기마랑이스(10:20~11:33)
-기마랑이스~상 벤투역(15:48~17:05)
-저녁식사, 야경 (동행)

 

오전 9시반 경 숙소에서 나와 포르토의 전망을 볼 수 있다는 클레리구스 탑이 있는 곳으로 갔다.

숙소 Yes! Porto hostel 에서 너무나 가까워서 3분만에 도착했다.

 

입장료(3유로)를 지불하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좁은 계단을 열심히 올랐다.

일찍 가서인지 사람이 없었다.

탑의 한쪽에 양팔을 걸치고 여유롭게 전망을 둘러보았다.

아, 행복하다, 행복하다.

 

순간, 어제 브라가로 가는 기차 티켓을 사는 것조차 순탄치 않아,

겨우겨우 기차를 탔던 기억이 떠올라 급하게 기차역으로 향했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기차를 완전 아슬아슬하게 탔다.

상벤투역에 10여분전 도착하니 줄이 넘나 긴 것이었다.

약간은 포기한 상태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매표소 직원이 그런 내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내 차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표를 끊어주었다.(왕복 6.70유로)

와 완전 감사>_<

오늘 하루 정말 소중히 보내야겠다.

 

며칠 후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야간버스의 예약 문제때문에,

기차타고 오는 내내, 내려서도 한참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러나 더 지체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서둘러 기마랑이스역을 빠져나왔다.

 

기마랑이스 고성, 공작 저택, 산 미구엘 성당, 상 프란시스쿠 성당, 올리베이라 광장 등 주요 스팟을

천천히 걸어다니며 구경했다.

기마랑이스는 포르투갈의 최초의 수도라고 하는데,

모든 건물에서 그 오랜 역사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공작 저택! 물론 신기하고 호화로웠다.

그러나 큰 감흥을 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기마랑이스 성은 크게 볼 건 없으나 나름 예스럽고 멋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고 작은 성당들이 나를 감동케 하였다.

독특하면서도 정감가는 외관과 역시나 편안함을 주는 성전이 너무너무 좋았다.


여기까지는 음, 그래 좋은 곳이야. 하며

브라가에서 느낀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길에 펼쳐진 초록의 자연환경, 그림같은 집들, 아름다운 성당,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케이블카!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왕복 5유로에 이렇게 행복을 줄 수가 있는가?

 

 

 

정상에 있는 이 성당이 대박이었다.

아름답고도 신비로웠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예술이었다.

사진으로는 그 감동이 느껴질리 없으므로 과감하게... 찍지 않았다. 하하

 

행복한 마음을 안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둘러 역으로 왔다.

기마랑이스는 단연 힐링도시다.

 

포르토로 돌아가는 내내 창밖의 소소한 풍경에 감탄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일탈을 떠날 때면 자연의 향기가 그윽하게 배어있는, 낮은 곳을 택하곤 한다.

어떤 꾸밈도, 애써 무엇을 하려 할 필요도 없다.

 

친구들은 현재의 나를 부러워한다.

그치만 그들의 삶, 나의 삶 모두 그 자체로 소중할 뿐더러,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간절히 바란 날이기에,

후회없이 멋지게 사는 거다.


포르토로 돌아왔는데, 오 마이 갓!

상벤투역에 완전 사람이 많았다.

 

 

 

오늘은 포르토에서 대대적인 레이싱이 있는 날이라

교통 통제뿐 아니라 심지어 횡단보도도 통제해놔서

상벤투역에서 숙소까지 20분이 걸렸다.

육교를 건너기 위해 줄을 서다니...(멘붕)


숙소에 들어와 조금 쉰 뒤, 저녁 식사 장소인 Santiago F. 카페로 향했다.

여기까지 가는데만 30분이 걸렸다.

 

 

동행들과 프란세지냐를 먹었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굉장히 짜서 한 개를 다 먹는 건 어려울 듯 싶었다.

 

 

 

 

 

동 루이 다리 위쪽을 향해 걸었다.

멋진 다리와 수도원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으니

비록 그것이 인공적인 조명이 이룬 것일지라도,

너무 아름다웠다.

 

 

 

야경에 취해, 사람에 취해, 그리고 분위기에 취해

 한참을 그렇게 강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밤 11시 반쯤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