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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포르투갈

[2016/05/18] 마드리드에서 포르토로!

순례를 당장 앞두고 있지는 않지만,

순례객들로부터 정보도 얻고,

경험담도 들을 겸

마드리드 내 순례자 숙소에서 묵었다.

 

지금까지 큰 탈없이 무난하긴 한데,

거의 말을 하지 않은 채로 이틀을 보내니

쓸쓸한 기분이 든다.
그럴 필요 없는데...

좀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즐기고 싶다.


다음 날, 포르투갈-포르토로 이동하기 위해

Metro를 타고 공항으로 가려고 나왔다.
Metro의 첫차가 6시라고 생각하고

5시 40분쯤 나왔는데
 메트로 게이트가 닫혀있었다. 
5분쯤 기다리니 게이트가 열리고,
30분쯤 기다리니 6:15에 첫차가 왔다.

포르토로 가는 저가항공을 탈 수 있는

T1역에 도착했는데
 3유로를 더 내고서야 통과할 수 있었다.

 

드디어 첫 여행 도시, 포르토에 도착!

출국장을 나오자 마자

vodafone에서 유심을 샀다.

(15일 간 15GB 제공, 15유로)

 

숙소가 있는 상 벤토역으로 이동했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짐만 맡겨 놓고, 홀쭉해진 배를 움켜 쥐고

밖으로 나왔다.

 

 

먼저,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trip advisor 1등인 브런치카페,

Dama pe de cabra로 향했다.

아주아주 친절한 주인아저씨가 약 3분간

모든 메뉴를 영어로 설명해주셨다.

 

들어도 잘 모르겠...

결국 가장 무난해 보이는

튜나 샌드위치(4.50유로)와 오렌지쥬스(3.50유로)를 주문하였다.

 

나에게 샌드위치는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튜나 샌드위치는 평범평범했고,

오렌지 쥬스가 넘나 감동이었다.

 

직접 간 生오렌지와

엄청난 당이 느껴지는 설탕 테두리.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지근하다는 것.

 

든든해진 배를 두들기며

볼량시장, 마제스틱카페(배가 안 고파서 다시 오기로),

시청, 상벤투역을 둘러보았다.

 

 

[볼량 시장]

 

생각보다 작은 규모, 꾀죄죄(?)한 분위기에 한 바퀴 돌고 나가려는데,

과일을 파시는 아저씨가

너무나 지루한 표정으로

시무룩하게 앉아 계셔서,

베리류를 사드렸다. (3유로)

씻어서 먹고 싶은데... 에이, 그냥 먹자!

 

 

[시청]

 

공사중인 시청사!

 

 

[상벤투역]

타일에 푸른색으로 장식을 하는 아즐레주가 유명한 상벤투 기차역이다.

이 곳에서 다른 도시로 가는

기차를 탈 수가 있다고 한다.

이 곳뿐 아니라 포르투갈 어디에서도

아즐레주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혼자서 우여곡절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엄청 겪으며,
구글지도에 무한 감사를 느끼며 돌아다녔다.

 

이어서 동 루이 1세 다리로 향했다.

 

 

혼자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어떤 한국 여성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셨고,

서로 사진을 찍어준 뒤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언빌리버블!

이 분, 나와 같은 직종이었다.

흔하다면 흔한 직업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 동종업자(?)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반가운 마음에 강 근처의 풀밭에 앉아

약 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 분은 오늘 포르토를 떠날 예정이라

에그타르트, 맥주를 사서

포르토의 마지막을 보내려고 했다고 한다.

이 분이 나누어준 음식 덕분에

디저트를 해결하였다.

 

 


통성명도 하지 않아 이름은 모르지만,

격려를 해준 뒤, 작별 인사를 하였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와이너리 투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와이너리 콘테스트에서 1등했다는

일러 와이너리 투어(7유로)를 하고자 들어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1시간을 기다려야 투어를 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화이트와인 한 잔을

무료로 주셨는데,

몇 모금 마신 뒤, 나는 와인잔을 들고

다시 카운터로 향했다.

투어가이드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맛이 없냐고 물었다.

워낙 술을 못하는 나는

대낮부터 빨갛게 달아오르고 싶지 않았기에

단 몇 모금만으로도 충분했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부터 보관까지

자세하게 영어 투어를 진행하였다.

반은 알아듣고, 반은 모르겠고...하하

 

투어가 끝난 뒤에도 핑크 와인과 레드 와인을

한 잔씩 주셨다.

나는 이번 기회에 와인과 친해지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고 나름 열심히 마셔봤는데,

결과는...

얼큰한 취기만을 안겨주었다.


와이너리 투어를 마치고,

급! 구한 동행 2명과 함께 도우루강 근처

지중해식 식당에서
35.50유로어치의 저녁을 먹었다.

 

 

 


구운문어는 괜찮았으나,

타파스와 초리조가 너무나 짜서 먹기 힘들었다.

 

 

또한, 동행분이 스페인에서 먹어 본 틴토 데 베라노(Tinto de Verano)라는

달달한 술이 있는데,

마셔보면 반할 거라고 하여,

메뉴에서 틴토(Tinto)라고 적힌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틴토는 그냥 와인일 뿐이었다.

넘나 쓴 것

틴토 ≠ 틴토 데 베라노 !


우리 일행에게 입가심이 간절했다.

바에서 파는 1유로짜리 병맥주를 사서

도우루강변 벤치에 앉아 마셨다.
동행들은 나보다 어리지만

둘다 참 선하고 괜찮은 친구들 같다.

 


9시가 돼서야 캄캄해져, 온갖 불빛이 켜지니
 그제서야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며칠 내로 다시 올 것을 약속하며...
너무너무 추워서 숙소로 돌아왔다.

 

완전 피곤한데 넘나 알찬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