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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포르투갈

[2016/05/19] 포르토와 근교 도시 브라가

어제 묵었던 Yes! Porto 숙소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혼성 도미토리 4인실이라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모두 여성들이었다.

그런데 한 여성분이 일찍 나갈 것도 아니면서

새벽부터 부스럭대고, 소음을 내는 바람에 일찍 깼다.

게다가 담배 냄새까지...

 

여행하다보면 정말 뻔뻔하리만큼 민페인 사람들이 있다.

서로에 대한 예의, 눈치, 배려가 몸에 밴

한국인으로선 절대 이해 불가.

 

숙소 자체는 상 벤투역에서 가깝고,

시내 관광지와의 거리도 좋다.

시설은 관광객에게 최적화되었달까,

편리하고 리셉션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유머스럽다.

 

다만 숙소로 올라가는 길이 오르막이고 조금 외져서,

무거운 짐을 가졌거나

밤 늦게 이동하는 사람들에겐 고역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여성 도미토리니까, 조금 더 기대를 해 본다.

 

조식을 먹다 말고, 토스트, 요거트 등을 가방에 챙겨서

상 벤투역으로 왔다.

브라가로 가는 티켓을 사려는데 완전 막막.

도움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 할 것 같아,

용기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

브라가 가는 티켓(왕복 6.70유로)을 출발 1분 전에 샀다.

재빨리 열차를 타니,

역시나 얼마 안 있어 출발... 어휴어휴=3

 

1시간 반정도 지나니 브라가 역에 도착!

오늘은 브라가에 이어

기마랑이스라는 소도시에도 다녀올 예정이므로,

브라가 역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기마랑이스로 가는 티켓(편도 3.90유로)을 끊어두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브라가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인 봉 제수스 두 몽테!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사실 엄청 헤매다가 30분에 한 대 있는 버스를 놓쳤다.

알고보니 역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2번 버스(1.65유로)를 타면 되었다.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봉 제수스 두 몽테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기억해두고 성당으로 향했다.

나는 숫기가 좀 없는 편이라,

사진 찍어달란 말을 잘 못하지만,

인물 사진을 안 찍을 순 없기에 용기내

 2번정도 다른 관광객에 부탁하였다.^^

 

 

솔직히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아,

각각 조각의 의미는 잘 모른 채

그저 조형미에 감탄하면서,

멋지다, 멋지다!를 연발하며 긴 계단을 올랐다.

알 수 있는 건, 물이 나오는 부위가

눈, 코, 입, 귀 등으로 각각 달랐다는 것.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는 성당이 있었는데,

관광객 외에도 현장학습을 나온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꽤 많이 보였다.

여유를 좀 부리려다가,

버스 시간까지 넉넉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내려왔다.

 

다음 목적지는 시청, 관광안내소, 아베니다 센트럴 정원 등을 둘러볼 수 있는 헤푸블라카 광장이다.

출출한 나는 별로 가고 싶지 않던 맥도날드에서

포켓 샌드위치와 스무디로 간단히 식사(3유로)를 하고,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미리 계획을 세세하게 짜서

그대로 칼 같이 지켜가며 여행을 하는 편이었던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브라가를 유유자적 휘젓고 다녔다.

가기로 한 목적지를 찾아 구글맵에 시선을 내리꽂고 걷는 것에

갑작스레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름 모를 성당들, 분수대, 각종 상점들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가 4.50유로에 편하디 편한 쪼리 하나를 사기도 했다.

 

 

시간을 보니, 기마랑이스로 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이미 기차 티켓은 샀지만

 가서 대충 훑어보고 돌아가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겠다 싶어서

포르토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너무나 어리버리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그러나 헤매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니까,

즐기자!며 다독 다독.

 

포르토로 돌아와 숙소에 들러

여성 도미토리로 짐을 옮기고,

빨래를 널고 휴식을 취하...려 했으나

워낙 낮잠을 즐기지 않는 편인 데다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패딩만 챙겨서 다시 나왔다.

 

꿀맛존맛이라는 에그타르트집,

나타(The world needs NATA)를 찾아 한참 헤맸다.

도착하고 보니, 상 벤투역 바로 앞...

나 길치 맞구나?

인정? 인정!

1팩(6EA, 1.1유로)을 사서 대성당으로 향한다.

부끄럽지만, 배가 너무 고팠던 나는

대성당으로 가는 그 10분 사이에 2개를 먹어치우고,

대성당을 떠나 볼사궁전 & 상 프란시스쿠 성당으로 가는 길에 1개를 또 먹었다.

 

성당을 벌써 몇 군데나 갔는데, 다 다르다.

가톨릭 신자로서 어느 성당이나 친근감, 편안함이 드는 건 같지만,

다 다른 느낌이 드는 건 확실하다.

 

볼사궁전은 당일 행사로 인해 들어가지 못했다.

 

볼사궁전 바로 옆에 있는 상 프란시스쿠 성당(4유로)은

내부 벽에 금장으로 된 조각들이 뒤덮여 있다.

이곳에 교적을 둔 신자들은

매주 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텐데, 굉장하다!ㅎㅎㅎ

 

시에스타(낮잠 시간) 때 나온 터라,

딱히 갈 곳도 없고,

이제는 여유를 즐기기로 한다.

아무 목적없이 동 루이 강을 따라 터덜터덜 걸으며 주변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관광지로서 너무 좋다!가 아닌,

살기에 너무 평화로운 곳이겠다는 느낌.

 

 

 

어쩜 저 귀엽고 아담한 집에 사람이 산단 말인가?

동화 속의 집 또는 집을 만든 모형 같다.

그러고보니 포르토에는 아파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거의 주택, 빌라 느낌?

 

 

 

길을 지나다니며 마주치는 사람들과 운전자들은

대부분 여유넘치게 운전하며 눈이 마주치면 눈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볼 수 없던 잔정이 넘쳐 흐른다.

 

여행 첫날, 쓸쓸함에 휩싸여 무기력함을 느꼈던 나는,

이제야 왜 지인들이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것이 매력이 있다고 했는지,

그리고 왜 포르토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는지 알겠다.

 

저녁을 해결해야하는 나는,

급하게 저녁 동행을 구하기로 한다.

어저께 함께 저녁식사와 야경을 즐겼던 동행 중,

한 명에게 연락하니, 그 분이 함께 식사하기로 한 동행이 있는데,

같이 하겠냐고 제안을 하였다.

쏘 럭키, 당연하죠 >.<

 

제보타(ZEBOTA)라는 문어요리 전문점에 가서

세 명이서 문어튀김, 문어구이, 문어국밥을 먹었다.

(1인 16유로씩 더치페이!)

 

 

 

음식이 나오기까지 무려 1시간을 기다렸는데

다행히 맛이 일품이었다.

나에게 이런 행복이 허락되는 것에 감사하며,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