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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6/10/18] 동검도 DRFA 예술극장에서 영화 My Way를 보다

나의 마지막 휴일인 오늘은

어머니께서 예전부터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신,

강화도 동검리에 위치한 DRFA 예술극장에 다녀왔다.

 

DRFA 예술극장은 고전 영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인데,

 오늘은 산티아고 순례길 영화인

'My Way(산티아고 가는 길)'를 상영한다기에

일주일 전에 예약해뒀다.

영화 상영 시간은 오후 1시.
집에서 차로 한시간 반 거리이기에

11시쯤 집을 나섰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올림픽대로에 차들이 ㅜ.ㅜ


12시 반쯤 DRFA 예술극장 도착!
차가 없으면 이곳에 오기 힘들 것 같은 게,

초지대교를 지나 구불구불한 좁은 길을

한참이나 더 들어왔다.
주변이 아주 시골시골하다.
일찍 도착한 김에

극장 앞에 펼쳐진 갯벌을 잠시 구경한다.

 

이 극장의 주인은 조나단(Jonathan) 아저씨이신데,

커피와 음식을 직접 제조하여 판매하신단다.

 

 

아메리카노 한잔이 영화값(9,000원)에 포함되어 있다기에

 1,000원을 추가하여 카푸치노를 마시며 기다린다.


 

15,000원에 영화+국수를,

17,000원에 영화+곤드레밥을 즐길 수 있다.
옆 테이블에 앉아 곤드레밥을 드시는 부부 왈,

맛있다고 하신다.

 

극장 안을 둘러보다가

1시되기 5분 전에 소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너무너무 예쁘게 꾸며진 극장 안.

 

오른쪽 앞에는 조나단 아저씨가

음악과 영화를 통제하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느 영화관과 비슷하게 10분이 지나서야

조나단 아저씨가 들어오시고,

인트로 영상을 틀어주신다.


 

이거슨 조나단 아저씨의

컴 배경 화면!ㅋㅋㅋ

 

 

영화를 바로 틀어주시는 게 아니라,

광고(?) 개념으로,

상영 중인 영화 중에서

탱고 영화를 5분정도 틀어주셨다.


유명한 리베르탱고(Libertango) 음악에 맞추어

남자 세 명과 여자 한 명이

정열적인 탱고를 추는 영화다.
(제목은 모르겠..)

이어서 조나단 아저씨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해주신다.
스크린에 띄워진 연주하는 모습.

 

나는 맨 앞 자리이기에

코 앞에서 실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오늘 연주해주신 곡은

가수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연주해주셨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당신은 진정한 예술인이십니다.(엄지 척!)

본격적인 영화 상영에 앞서,

My Way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주셨다.
관객들에게, '3개월 걸리는 순례길을 앉아서

2시간만에 다녀올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이곳에서 한 달에 한 번

My Way를 상영하는데 늘 매진이라고!

1시 20분이 되어서야 영화가 시작되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스포 없음)

'60대의 유능한 미국의 안과의사 톰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 아들이 순례 첫날,

피레네 산맥을 넘다가 폭풍을 만나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프랑스 생장으로 날아간다.

아들의 소지품은 달랑 배낭 하나.

아들을 화장하고서 그 유골함을 들고,

아들의 배낭을 메고서

아들이 미처 걷지 못한 순례길을

직접 걸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순례길에서의 추억이 하나둘 떠오르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첫 장면이 좀 슬프기도 했다.)


나는 영화 보는 내내

눈에 눈물을 매단 채로 감상했다.
눈물의 이유는

첫째, 순례 때 함께 했던 동행들이 그리워서,

둘째, 또 가고 싶어서,

셋째, 아들 잃은 주인공 톰이 불쌍해서.

영화 자막을 극장 측에서

직접 제작하신 거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셨는데,

아쉬운 점은 지명이나 번역이

일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순례길을 다녀온 나로서는

그것을 금세 알아채고,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다녀오지 않은 분들은

아무 문제없이 감상하셨을 것 같다.

이 영화말고도 조나단 아저씨가 직접 엄선한,

주옥같은 고전 영화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

웬만하면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홈페이지(http://www.drfa.co.kr)를 통해서

상영시간표 확인, 예약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영화 감상을 마치고,

조나단 아저씨께 속노란고구마를

살 수 있는 곳을 여쭈었더니
처음에 잘못 알아들으시고선

'네? 고구마 사라고요?'라신다. 깔깔
다시 한번 또박또박 여쭤보니,

공사 중인 다리를 건너면

큰 고구마밭이 있는데 거기서 살 수 있단다.

 

 

1박스(10kg)에 25,000원이다.
두 박스를 사서 차에 싣고 돌아왔다.

(아주머니께 애교를 섞어 부탁드리니

고구마를 2kg 더 넣어주셨다. 크크크)

다시 한시간 반을 달려 집으로 도착!

이제 한 달 반은 쉼없이 일해야 한다.
남자친구가 11월 29일에 한국에 오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한 달 반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직장인들이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