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8] Day 6,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작은 마을, 토레스 델 리오!
다들 거나하게 취한 상태로 잠이 들었던 어제, 나는 잠이 안와 한 동안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었다. 그때, 몇몇 사람들이 화장실에서 구토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중에 P씨도 있었다.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신기하게도 그는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조용히 자리로 돌아가 잤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가 정신없이 자신의 베드로 올라가는 중에 2유로짜리 동전을 떨어뜨려 아침에 전해주었더니 민망하게 웃는다. 언젠가부터 P씨가 조금씩,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흔들리지 말자.' 분주하게 준비한 후, 식당에 내려와 어제 사둔 요거트, 토스트, 과일을 먹었다. J씨는 천천히 일어나겠다고 하여, 그의 베드 한쪽에 간식을 두었다. 5명이서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로비에 모였다. L씨는 나를 리더로..
[2016/06/02] 순례 D-1, 생장으로 이동하다
4시 40분 경 알람 소리에 깨어 눈꼽도 떼지 않은 채, 숙소 로비로 나오니 순례예정자 두 분이 준비하고 계셨다. 한 분은 순례길 중, 프랑스길 유경험자로, 이번엔 다른 길을 걸으신다고 했다. 다른 한 분은, 오! 어제 밤에 체크인 한, 나보다 세 살 어린 프랑스길 순례 예정자(Y씨)란다. 우리는 망설임없이 동행이 되었다. Y씨에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더니, 거긴 어디냐며, 본인은 거긴 가본 적도 없다고 하였다. 알고 보니,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여행을 하다 온 거란다. 어제 숙소에 묵으신 아주머니 순례객께서 '부다페스트'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들으신 거다. 내심, '남자분과 내가 체력이 맞을까?' '생장까지만 함께 이동하고, 순례길을 걸을 때는 각자의 속도에 맞게 걷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