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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세스바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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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4] Day 2, 주비리에서 동행을 얻다 둘째날이 밝았다. 5시에 일어나자고 했었는데, 나는 밤새 뒤척이다 결국 4시 반에 깼다. 아무래도 모든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자다보니, 예민해지는 건 사실이다. 생장에서도, 론세스바예스에서도 충분히 자지 못했는데도, 그나마 긴장을 해서 그런지 피곤함을 잊었다. 순례길의 모든 숙소는 혼성 믹스돔이기 때문에 내가 잠귀가 밝든, 예민하든, 모든 것은 사치! 얼른 이 숙소 문화(?)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상쾌하게 씻고 빨래를 걷으러 건조대가 있는 지하로 내려갔는데 이.럴.수.가! 바삭바삭 말라 있을 거라 생각했던 옷가지에 밤새 내린 비 + 아침 이슬이 축축하게 내려앉은 것이다. 순례길을 준비할 때, 순례자들이 마르지 않은 빨래를 배낭에 주렁주렁 매단 채로 걷는 사진을 보았는데 그것이 나에게 현실이 되었다..
[2016/06/03] Day 1,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로! 오늘의 까미노 : 생장(Saint-Jean-Pied-de-Port) ~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25.6km) 5시쯤 일어나 Y씨는 먼저 씻고, 나는 배낭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제 씻고 잔 터라 간단히 세수, 양치만 하고 나설 생각이었다. 아침 식사로 토스트, 요거트, 바나나를 먹고 길을 나섰다. 일단 순례길 루트를 찾기가 어려웠다. 어디로 가야할지 30분 가까이 헤매다가 구글맵을 믿어보기로 하고,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힘차게 움직였다. 초반에는 순례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다가 갈수록 많아졌다. 무릎 잡고 걷는 여자, 이어폰을 꽂고 인사도 없이 묵묵히 걷는 남자, 스틱 없이도 참 씩씩하게 걷는 여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이 모든게 너무 좋았다. 어떻게 이 곳에는 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