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omarin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6/06/29] Day 27, 포르토마린에서 베드로, 바오로 성인의 축일을 맞다 콘크리트길이 나를 탄력적이고도 강하게 전진하게 해준다면, 흙길은 폭신함 속에서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해준다. 까미노 중반부는 거의 도로의 콘크리트 길이었다. 초반에 느꼈던 푸른 자연의 싱그러움은 어느새, 콘크리트의 열기와 함께 증발해버렸다. 오늘의 까미노는 초반의 그 싱그러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촉촉한 숲길이었다. P씨와 나는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22km라는 걸 알고는 '뭐, 그쯤이야 금방 걷지'하며 천천히 출발하기로 한다. 사리아를 벗어나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순례자를 위한 기부 형식의 먹거리 가판대를 발견하였다. 우리는 간식을 조금 챙긴 뒤, 동전 몇 개를 넣는 것으로 감사를 표한다. 남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함께 걷는 이 순간이 참으로 좋다. 우리는, 늦게 나온 것도 모자라 한껏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