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gos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6/06/14] Day 12, 부르고스에서 셋의 우정을 아로새기다 까미노에서의 하루하루가 제법 익숙해지고, 오픈된 숙소에서 침낭을 깔고 자는 것이 꽤 적응되었나보다. 숙면을 취하던 중, 새벽 5시에 보이스톡이 걸려 온다. '아, 한국에서의 원치 않는 전화다.' 자고 있는 순례자들 틈을 빠져 나와 복도에서 1시간 가까이 통화를 한다. 내가 한참동안 돌아오지 않는 사이, P씨와 Y씨는 준비를 마치고 배낭을 챙겨 1층으로 내려가며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 상황이 싫었다. 거룩하기만 할 줄 알았던 까미노인데... 한국에서 끝내고 왔어야 할 일을 미루다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 후회스러웠다. 통화를 얼른 마무리 짓고, 서둘러 순례 채비를 마치고 내려왔다. 어제 알베르게에서 간단히 샀던 바나나, 요플레, 빵을 폭풍 흡입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부르고스(Burgos)로 출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