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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페인

[2016/05/28] 24시간이 모자른 세비야에서의 알찬 둘째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침대에서 꾸물거리다가

갑자기 출현한 불청객(날파리인지 모기인지) 때문에

강제로 벌떡! 일어나 준비하기 시작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디즈니 만화, '백설공주'의 배경이 되었다는 알카사르(Alcazar)로 향한다.

이슬람과 스페인 양식이 결합된 형태의 궁전이라고 하는데,

그라나다(Granada)의 대표 건축물인 알함브라 궁전(Alhambra)을

모티브로 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맑은 날에 다녀왔다는 지인의 사진을 받아서 올림)

 

 

8세기에 이 지역을 지배했던 무어인(Moors)은

세비야를 전략적 요충지로 여기며 이곳에 성을 축조하였는데,

9세기에 들어서는 이를 궁전으로 개축하였다. 


후에 기독교 세력이 세비야를 지배하면서

14세기 '무자비한 페드로왕'이 이전의 이슬람식 궁전을 허물고

새로 궁전을 짓도록 명령하였다고 한다.

 

 

알카사르의 입장 티켓(9.50유로)을 사는 줄이 너무 긴 데다가

난데없이 비가 내린다.

별 기대없이 궁전으로 들어 갔다.

 

 

 

 

 

위의 정원은 주요한 행사가 열렸다는 소녀들의 안뜰(Patio de las Doncellas)!

 

 

내부가 정말 넓고, 화려하고, 예뻤다.

맨 처음에 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졌다보니,

문양을 보고는,

참 이슬람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이라이트인 정원에 들어섰다.

그 아름다운 초록의 자연이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해준다.

잠시나마 부정적이던 마음이

싹~ 정화되는 기분이다.

 

 

물론, 갑작스레 내린 비에

우산을 쓰고 둘러보는 게 쉽지 않았지만,

한층 짙어진 풍경과 향기 덕분인지,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웨딩사진을 찍는 예비부부,

콧노래를 부르며 여유롭게 정원을 그리시는 화가 할아버지,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

모두가 이 곳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주었다.

 

늦어진 일정에 조금은 급하게 나왔다.

배가 덜 고프고, 몸이 덜 힘들었다면,

더욱 깊게 감상하고 정원에서 여유를 좀 부렸을텐데...

 

 

플라멩코(Flamenco) 박물관에 가서

저녁 8시 45분 공연 티켓(14유로)을 구입한 뒤,

 

스페인에서 꼭 먹으리라 벼르던

빠에야 맛집을 찾아 나섰다.

붐비지 않는 곳을 가고 싶어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다

블로그에서 추천한 레스토랑에 가서

먹물빠에야를 주문했다.

 

 

15분정도를 기다리니 나온 먹물빠에야!(12유로)

일단 비쥬얼은 합격!

한껏 기대에 부푼 채로 맛을 본다.

 

응? 밥알이 매우 딱딱하다.

악! 조개껍데기를 씹었다.

힝, 갑자기 배가 아파온다.

 

결국 잔뜩 남기고 나왔다.

그토록 고대하던 빠에야인데...

첫 빠에야가 그렇게 실패로 끝났다.

 

세비야 대학으로 향한다.

대학 내 모든 곳이 조용하다.

단, 도서관만 빼고!

아직 이 대학은 유럽의 다른 대학과는 달리

방학을 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부지런한 취업 준비생들인지...

많은 학생들이 숨죽여 공부하고 있다.

그치만, 도서관의 풍경은

어느 나라, 지역이나 비슷비슷한듯!^^

 

숙소로 돌아가서 쉴까 하다가,

메트로폴 파라솔(Espacio Metropol Parasol)로 향한다.

메트로폴 파라솔은 거대한 목조 건축물인데,

여러 목재를 접착하고 폴리우레탄으로 코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밤에 다녀온 지인의 사진을 받아 올림)

 

 

 

구글맵을 따라 도착한 곳엔,

목재로 지어진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지만,

엄청나게 커다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어디론가 우르르 향하길래 따라가니,

메트로폴 파라솔 전망대로 올라가는 티켓을 사는 매표소다!

티켓(3유로)에는 음료 한잔 값이 포함되어 있었다.

 

건강한 청년답게 계단으로 씩씩하게 걸어 올라가

사랑하는 '틴토 데 베라노'를 티켓과 맞바꾸었다.

 

 

엄청나게 불어대는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전망대 두 바퀴를 돌았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숙소로 돌아와 지친 몸을 누였다.

쉬면서, 유럽 여행 카페를 통해

저녁 식사를 함께 할 동행을 구했다.

동행분께 플라멩코 공연에 대해 말하니,

본인도 같은 시간의 공연을 보고 싶단다.

 

한바탕 낮잠을 잔 뒤,

동행을 만나 타파스 가게가 밀집되어 있는 골목으로 향한다.

Tripadvisor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는 바에 들어가

Tapa가 아닌, Plate 사이즈의 커다란 안주와

또 한잔의 틴토 데 베라노를 흡입하고선,

플라멩코 박물관으로 향했다.

 

 

꽤 앞쪽에 자리 잡은 우리는

공연 내내 주체할 수 없는 감탄과 흥을 아낌없이 분출했다.

 

'동행이 흥 많은 사람이길 다행이다.'

 

 

플라멩코가 무슨 춤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간 나는,

구두를 딱딱 소리내가면서 추는 바로 그 춤!이

바로 플라멩코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댄서들의 표정, 몸짓, 튀는 땀...

하나하나가 관객을 매료시켰다.

남자 댄서의 느끼한 표정과 섬세한 춤 사위,

여자 댄서의 심각한 표정과 격한 춤 사위가

어우러져 플라멩코만의 묘한 매력을 풍겼다.

공연 1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공연을 보고서

동행분과 인사를 한 뒤 헤어졌다.

난 세비야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대로 끝낼 순 없었다.

 

아주 아름답기로 유명한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으로 향했다.

15분정도 걸어야 했다.

시간이 많이 늦어 최대한 씩씩하고 빠르게 걸었다.

밤 11시가 지나면 닫는다는 글을 본 것 같았는데,

다행히 광장은 열려 있었다.

 

 

진하게 애정표현 중인 커플들을 피해

최대한 그들과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다.

 

 

주황의 불빛과 물에 비친 광장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소름이 돋았다.

아름다운 야경을 함께 할 사람이 있다면 좋았을텐데!

뭐, 혼자만의 여행을 선택한 것은 나니까...^_^

 

 

 

고요한 광장을 떠나,

세비야가 아주아주 안전하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의심의 날을 바짝 세우고,

잰걸음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아, 세비야에 좀 더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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