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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페인

[2016/05/27] 야간버스를 타고, 국경 넘어 세비야로!

[2016/05/26 8:00 P.M.]

 

리스본에서 스페인 세비야로 가는

야간버스를 타기위해 버스터미널로 왔다.

 

8시 반부터 창구가 열린다기에 조금 기다린 뒤

플랫폼과 버스번호를 안내받았다.

너무 일찍왔나 싶지만 딱 맞춰와서 허둥대는 것보다는 낫다.

 

역시 동행했던 분의 말대로

한국사람이 나 빼고 4명이나 더 있다.

한국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에 조금 안심되기는 하지만

굳이 말문을 트고 수다떨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혼자 앉아 있다.

 

서유럽 여행을 다닐 때,

야간기차를 타본 경험으로는

매우 불편하고 피곤했었는데...

과연 야간버스는 어떨까?

 

 

[2016/05/27 5:27 A.M.]


야간버스를 타본 결과,

일반버스보단 좋고, 우등버스보다는 별로였다.

 

세비야에 도착해서 해가 뜰 때까지

2시간 넘게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있었다.

 

한국인이 말을 걸어 오길래, 이야기 나누다가

함께 기다리던 한국인 4명이서

터미널 근처 바에 들어가,

아침을 간단히 먹고,

TOC 세비야 호스텔에 짐을 맡기고 나왔다.

 


이른 시간이라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9시 반부터 오픈한다는 인디아스 고문서관에 갔는데

유네스코 지정인데다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띤 곳이라고 한다.

 

"세비야 상인의 영사관 또는 거래소 건물로 건설되었다가,

1785년에 인디아스 고문서관이 되었으며,

그 후 신세계 발견과 이에 관련된

중요한 문서를 수집하는 시설이 되었다고 한다."

(네이* 감사합니다.)

 

그런데 영어 해설이 하나도 달려있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워,

쭉 둘러보고는 나왔다.

 

바로 옆에 대성당(Seville Cathedral)이 있다.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

10시가 안 되어 줄을 섰는데,

내 뒤로 줄이 완전 길어졌다.

 

'역시 부지런히 나오길 잘 했다.'

 

작년에 하루 5시간씩 땡볕에서 일을 했던 나는

'더 이상 탈 것도 없지.'하며

얼굴을 가리지도 않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허, 땡볕도 그런 땡볕이 없다.

달걀을 머리에 깨면 익을 기세였다.

 

줄을 서 있다가 얼떨결에 받은

세비야 관광 안내지도로

뜨거운 햇빛을 가리며 한참을 서서 기다렸다.

 

11시가 되자 티켓 판매 & 입장 시작!

 

분명히 히랄다 탑(Torre de la Giralda)이 제일 복잡할 것 같아

입장하자마자 탑으로 향했다.

98m답게, 오르기까지 34층을 올라야 했다.

 

 

올라서 세비야의 전경을 감상하니,

딱히 답답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탑에서 내려오는 길에

느릿느릿 너무나 힘겹게

걸어 올라오시는 한국인 어르신들께

"거의 다 왔으니 힘내세요!"라는 거짓말로

희망고문을 해드렸다.

이런 게 바로 선의의 거짓말일까? (죄송해요)

 

탑에서 내려오니

성당 내부에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포함하여

사람이 정말 많았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이라더니,

성당의 규모와 하나하나의 공간, 작품에 감탄했다.

언어의 장벽으로 많은 부분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역시 성당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친근하다.

거대하고 화려한 오르간에 또 한번 놀랐다.

 

 

 

대성당+히랄다 탑까지 모두 관람 완료!

나오니 1시간남짓 지나 있었다.

알카사르에서 바라 본 대성당은 정말 멋졌다.

(알카사르 줄 대박 김...)

 

 

체크인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길래,

유심을 사기 위해 발품 팔아

Orange 매장 두 곳에 가보았으나

전부 2GB 제공에 20유로란다.

 

조금 이따 다시 알아보기로 하고

숙소에 체크인하였다.

잠깐 눈 붙이고 나가려했는데,

웬걸! 2시간을 자버렸다.

 

너무 배고파서 두근거리는 맘으로

세비야에 있다는 한식당에 갔으나

...BREAK TIME...

역시, 한식당이어도 시에스타는 지키는구나!

 

데이터없이 돌아다니려니 너무 답답했다.

재빨리 한식당 근처 Vodafone을 찾아 가서

한 달, 1GB, 10유로(정확하지 않음)짜리 유심을 사서 끼웠다.

 

어우, 마음 편하다!

곧바로 구글맵을 켜고,

이슬람교도가 과달키비르강을 통과하는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웠다는 황금의 탑으로 향했다.

 

 

 

 

황금의 탑은 월요일에 입장료가 무료라고 한다.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투우장에 갔더니,

경기는 지난 주에 있었고 (아쉽)

10분 뒤에 가이드투어(7유로)가 시작된단다.

 

 

 

경기장을 둘러본 뒤,

투우의 역사, 발전상 등에 대해

세세히 설명해주었다.

 

너무너무 배가 고파 한식당으로 갔다.

주인아저씨와 딸과 이야기를 나누며

13유로짜리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었다.

 

 

가격을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이

비싸비싸를 외치겠지만

당장 나의 욕구를 해소시켜주었기에

가격은 개의치 않기로 한다!

 

빠른 시간 내에 동행을 구해

맥주와 야경을 함께 했다.

 

 

 

동행은 세비야 유학생이었는데,

물론 뭐, 함께 했으니

더치페이가 당연할 수도 있지만...

나는 저녁을 이미 먹은 탓에

배가 불러서 거의 안주에 손도 대지 않고

그분이 다 드셨는데도

정확하게 더치페이를...흑흑

그래도 덕분에 맛난 음식을 맛보았으니

좋게 생각하자!

 

이사벨 다리 아래서 맥주와 프링글스를 먹으며

더 많은 얘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하루만 동행하는 분들과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는데

이 분과는 공통된 대화 주제가 있어서 그런지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오늘은 여유로운 듯 하면서도 알찬 하루였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녀야겠다.